AI 기본법이 시행된 지 반년, 나한테 바뀐 건 뭘까 — 발효된 것·유예된 것·7월 개정으로 넓어진 것

세계 최초의 AI 기본법이라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고, 7월 21일에는 시행령이 한 차례 개정됐습니다. 그런데 챗GPT를 쓰는 개인에게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잘 안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 이용자에게 새로 생긴 의무는 없고, 바뀐 것은 사업자가 지켜야 할 표시·안전 의무와 정부가 돈을 쓰는 방향입니다. 이 글은 반년 동안 실제로 발효된 것과 유예된 것, 7월 개정으로 넓어진 것을 갈라서 정리합니다. 내용은 2026년 9월 6일 기준입니다.

1월 22일에 발효된 것 — 표시 의무와 고영향 AI

시행 당시 보도를 기준으로 발효된 의무는 셋입니다.

  • 투명성 확보 의무(워터마크): 생성형 AI로 만든 결과물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우면 이용자가 알 수 있게 표시해야 합니다. 대상은 사업자이고 개인 이용자는 제외됩니다. 웹툰·애니메이션처럼 감상을 해칠 수 있는 결과물은 메타데이터 기반의 보이지 않는 표식이 허용되고, 딥페이크처럼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영상·음성은 시청각 방식의 명시적 표기를 요구합니다.
  • 고영향 AI 규제: 원자력·에너지·교통·금융·보건의료·채용 등 10개 영역에서 사람의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AI가 대상입니다. 보도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전자동 운용 시스템”, 예컨대 4단계 자율주행 급을 예로 듭니다. 해당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고영향 AI 활용 사실을 미리 알리고, 사람의 관리·감독과 위험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 안전성 확보 의무: 학습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승 플롭스 이상인 초대형 모델이 대상인데, 시행 시점에 국내외 어떤 모델도 이 기준에 닿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다만 과태료(최대 3천만 원) 부과와 사실 조사는 최소 1년 이상 유예됐습니다. 정부는 “제재보다 안내와 계도”라고 밝혔고, 안전·인권 침해 같은 중대한 사안만 예외입니다. 그래서 반년 동안 “AI 기본법 위반으로 과태료”라는 뉴스가 없었던 것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의 1월 해설에 따르면 투명성 가이드라인은 서비스 안에서 보여 주는 결과물과 밖으로 내보내는 결과물의 표시 요건을 구분하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헬프데스크를 두어 기업을 지원합니다.

7월 21일 개정으로 넓어진 것 — 돈과 조달

7월 14일 국무회의를 거쳐 21일 시행된 시행령 개정은 규제가 아니라 지원 쪽입니다.

항목개정 전개정 후
AI 취약계층 범위장애인,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경력보유여성(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했거나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 구직자까지 확대
AI 서비스 비용 지원 대상취약계층비수도권 대학 인재, 이공계 인력 추가(예산 범위 내)
공공조달—국가기관이 물품·서비스를 살 때 AI 적용 제품을 우선 고려. 과기정통부 장관이 실제 AI 활용 여부를 검증하는 ‘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 도입
조달 혜택—확인서를 받은 기업은 8월부터 다수공급자계약 참여 요건 완화, 적격 심사 신인도 가점
창업·연구—모태펀드를 활용한 AI 창업 지원, 인공지능 연구소 설립·운영 근거

7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공공조달 우선 고려 대상이 되려면 ‘AI의 특성을 가진 연산시스템’이 제품·서비스와 결합돼 기능·편의성·접근성·효율성에 실제로 쓰여야 하고, 기술 심사를 거쳐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확인서를 받은 제품은 8월부터 다수공급자계약 참여 요건·절차 완화, 총액계약 적격 심사 시 신인도 가점(기술점수 1.5점), 소프트웨어 단가계약 시 납품실적 요건 면제, AI 소프트웨어 혁신제품 지정 신청 시 기술 증빙 활용 같은 우대를 받습니다. “AI 제품”이라고 이름만 붙인 물건을 걸러내겠다는 뜻입니다.

개인에게 닿는 항목은 첫 줄입니다. 경력보유여성과 구직자가 AI 취약계층에 들어가면서, 고성능 AI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하는 사업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지원 사업과 신청 창구는 정부가 예산 범위 안에서 따로 공고하므로, 해당된다면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공고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같은 시기에 움직인 다른 법

AI 기본법만 보면 반쪽입니다. 8월 20일에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개인정보위 승인을 전제로 AI 학습에 개인정보를 쓸 수 있는 특례가 생겼고(공포 후 6개월 뒤 시행), 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공정이용 안내서를 냈습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은 저작권 글에서 다뤘습니다. 세 축을 겹치면 올해 한국의 AI 법제는 “표시하라(기본법), 학습에 쓸 수 있다(개인정보법·저작권 안내서), 공공이 먼저 사 준다(시행령)”로 요약됩니다.

그래서 나한테 바뀐 것

  • 내가 AI로 글·이미지를 만들어 올릴 때: 개인은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플랫폼(사업자)이 자기 서비스 안에서 표시를 붙일 수 있고, 클로드처럼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넣는 모델도 늘고 있습니다.
  • 내가 AI 서비스를 운영할 때: 생성물 표시 의무는 이미 발효됐습니다. 과태료가 유예됐을 뿐 의무가 없는 게 아니므로, 유예가 끝나는 2027년 초 이전에 표시 방식을 갖춰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내가 채용·대출·의료처럼 고영향 영역의 AI를 쓰는 회사에 다닐 때: 사람이 최종 결정에 개입해야 한다는 요건이 생겼습니다. “AI가 정했다”로 끝나는 절차는 법이 원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 내가 경력보유여성이거나 구직자일 때: 7월부터 AI 취약계층에 포함돼 이용료 지원 사업의 대상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챗GPT 답변에 워터마크가 붙나요?

법은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생성물에 표시를 요구하고, 방식은 사업자가 정합니다. 일반 텍스트 답변은 화면 안에서 AI가 만든 것임이 분명하므로 별도 표시가 붙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딥페이크 영상·음성이 명시적 표기의 핵심 대상입니다.

과태료 유예는 언제 끝나나요?

“최소 1년 이상”이라 2027년 1월 22일 이후이며, 정부가 시점을 따로 정합니다. 유예 기간에도 안전·인권 침해 같은 중대 사안은 예외입니다.

고영향 AI인지 어떻게 아나요?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야 합니다. 고지가 없다면 대상이 아니거나 사업자가 의무를 모르는 것입니다.

정리

반년 동안 개인에게 새 의무는 없었고, 사업자에게는 표시·고영향 의무가 생겼지만 과태료는 유예 중이며, 7월 개정은 취약계층과 공공조달 쪽으로 돈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AI 기본법을 “규제법”으로만 읽으면 절반을 놓칩니다. 소버린 AI 정책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소버린 AI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참고: 한국경제(2026-01-20), 김·장 법률사무소 뉴스레터(2026-01-23), AI타임스(2026-07-14, 시행령 개정 국무회의 통과) (2026년 9월 6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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