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경쟁에서 삼성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았다는 건 무슨 뜻일까 — 2분기 점유율 50·33·18 읽는 법

“삼성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았다”는 기사가 9월 첫 주에 잇달아 나왔습니다. 근거는 2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입니다. 매출 기준으로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이고, 삼성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줄여 17%포인트로 좁혔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만으로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글은 HBM4가 무엇이고, 왜 이번 세대에서 순위가 흔들리는지, 그것이 GPU 값과 AI 서비스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정리합니다. 수치는 2026년 9월 6일 보도 기준입니다.

숫자부터 — 2분기 HBM 시장

구분값출처
매출 점유율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SK 격차전 분기 대비 12%p 축소, 17%p같은 조사
삼성 HBM 출하 중 HBM4 비중1분기 약 5% → 2분기 약 35%LS증권 추정
삼성 HBM 믹스 수율전 분기 대비 5%p 이상 개선LS증권 추정
마이크론 생산능력월 4만~5만 장 → 연말 월 10만 장보도
삼성·SK 생산능력각 월 15만~20만 장 추정보도

9월 6일 보도가 정리한 값입니다. 점유율은 매출 기준이라 값이 비싼 최신 세대를 많이 팔수록 유리합니다. 삼성의 33%가 늘어난 배경에 HBM4 비중 35%가 있는 이유입니다.

HBM4가 무엇이 다른가

HBM은 D램을 여러 층 쌓아 GPU 옆에 붙이는 메모리입니다. GPU가 아무리 빨라도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통로가 좁으면 놀게 되는데, 그 통로를 넓히는 부품입니다. 세대가 오를수록 층수와 대역폭이 늘고, HBM4는 6세대입니다. 이번 세대가 중요한 이유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이 HBM4를 쓰기 때문입니다. 루빈이 8월 말 전면 양산에 들어갔으니, HBM4를 누가 얼마나 대느냐가 곧 2027년 점유율입니다. 마이크론이 베라 루빈 공급용 12단 HBM4 양산에 들어가 연말까지 12단 비중을 50%로 올리겠다고 한 것도, 삼성이 HBM4 비중을 한 분기 만에 5%에서 35%로 올린 것도 같은 시계를 보고 있습니다. 왜 GPU보다 메모리가 귀해졌는지는 HBM 품귀 글에서 다뤘습니다.

세대별로 무엇이 늘었나

세대쌓는 층수인터페이스 폭대표 GPU
HBM38~12단1,024비트H100
HBM3E(5세대)8~12단1,024비트H200·블랙웰(B200)
HBM4(6세대)12~16단2,048비트베라 루빈

표에서 핵심은 인터페이스 폭입니다. HBM4는 표준(JEDEC) 자체가 데이터 통로를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두 배 넓혔습니다. 층을 더 쌓는 것보다 통로를 넓히는 쪽이 대역폭에 직접 닿기 때문에, 같은 12단이라도 HBM4는 이전 세대와 다른 부품입니다. 그래서 HBM3E에서 앞섰다고 HBM4에서 자동으로 앞서지 않고, 이번 세대에 순위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삼성이 이전 세대에서 엔비디아 인증이 늦어 뒤처졌다가 HBM4에서 비중을 빠르게 올렸다는 것이 올해 보도의 공통된 서술입니다.

“따라잡았다”는 어디까지 맞나

세 가지를 갈라 봐야 합니다.

  • 매출 점유율은 분기마다 크게 흔들립니다. 신제품 인증 시점과 납품 물량에 따라 한 분기에 10%포인트가 움직이는 시장이라, 한 분기 수치로 순위가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이릅니다. 격차 17%포인트는 여전히 큰 차이입니다.
  • 세대 전환 속도는 삼성에 유리하게 움직였습니다. HBM4 비중 5%→35%는 이전 세대에서 뒤처졌던 인증·수율 문제를 넘어섰다는 신호입니다.
  • 생산능력은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비슷한 수준(각 월 15만~20만 장 추정)이고, 마이크론이 그 절반을 향해 늘리는 중입니다. 중국 CXMT는 5세대 HBM3E를 소량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물량·수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즉 “따라잡았다”는 세대 전환에서는 맞고, 점유율에서는 아직입니다. 3분기 수치가 나오는 12월에 다시 봐야 합니다.

이것이 GPU 값과 무슨 상관인가

정부가 2027년 예산으로 사려는 베라 루빈 NVL72 랙의 대당 가격이 외신 추정의 두 배인 275억 원이 된 이유 중 하나가 HBM 가격 상승이었습니다. 랙 하나에 GPU 72개가 들어가고 GPU마다 HBM4가 여러 개 붙으니, HBM 값이 오르면 랙 값이 오릅니다. 공급사가 셋에서 실질적으로 둘로 좁혀지는 시장에서 값이 내려가기는 어렵습니다. 삼성의 추격이 사용자에게 뜻하는 것은 순위표가 아니라 공급이 하나 더 안정되면 GPU 값 상승이 덜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GPU 랙 275억의 구성은 별도 글에서 계산했습니다.

수출 통제와의 관계

HBM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이기도 합니다. 8월 수출 통계에서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제 수출통제체제 합의를 반영해 고성능 AI 칩·장비 통제를 강화한 것이 같은 달에 있었습니다. 국내 두 회사가 HBM4 시장의 80% 이상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반도체 수출 규제 이야기가 왜 늘 챗GPT·클로드 이야기와 엮이는지의 배경입니다. 그 구조는 수출규제 글에서 다뤘습니다.

조사 기관에 따라 숫자가 다를 수 있다

이 글의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매출 기준으로 낸 값입니다. 다른 조사 기관은 출하량 기준이나 다른 집계 시점을 쓰기도 해서, 같은 분기라도 5%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기사마다 순위표가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한 기관의 한 분기 수치를 결론으로 읽지 말고, 같은 기관의 연속된 분기 추세(삼성의 HBM4 비중 5%→35%처럼)를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3분기 값은 12월 초 전후로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HBM4가 내 컴퓨터에도 들어오나요?

아닙니다. HBM은 GPU 패키지 안에 붙는 서버용 메모리이고, 일반 PC의 D램·그래픽카드 메모리와 다릅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로는 클라우드 AI 서비스의 속도와 값입니다.

12단은 무슨 뜻인가요?

D램을 12층 쌓았다는 뜻입니다. 층이 많을수록 용량이 늘지만 쌓고 붙이는 공정이 어려워 수율이 관건입니다. 그래서 “12단 양산”과 “수율 개선”이 늘 함께 언급됩니다.

국산 NPU는 HBM을 안 쓰나요?

고성능 NPU도 HBM이 필요합니다. 국산 NPU가 GPU를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HBM 공급망이라는 점은 국산 NPU 글에서 다뤘습니다.

정리

2분기 HBM 점유율 50·33·18은 한 분기 값이고, 진짜 변화는 삼성의 HBM4 비중이 5%에서 35%로 뛰었다는 세대 전환입니다. 순위는 12월 3분기 수치에서 다시 봐야 하고,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것은 공급 안정이 GPU 값에 미칠 영향입니다.

참고: 메트로신문(2026-09-06, 카운터포인트리서치·LS증권 인용), 엔비디아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2026-08-26) (2026년 9월 6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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