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AI 전환을 선언하면 개인에게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나.” 학원 광고는 코딩과 자격증을 권하고, 뉴스는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2026년 하반기 채용 공고와 상반기 대기업 교육 계획을 겹쳐 보면 그림은 그보다 담담합니다. 기업이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AI를 아는 것이 아니라 AI를 끼워 넣어 결과를 내고, 그 결과를 검증하는 것이고, 이 기준은 교육과 채용 양쪽에서 동시에 움직였습니다. 아래 사례는 2026년 9월 6일 기준으로 각 사 공고와 발표문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목차
채용 기준이 먼저 바뀌었다 — 2026년 하반기 세 사례
채용 쪽 변화가 가장 분명합니다. 올해 하반기 공고에서 확인되는 세 가지입니다.
- HD현대 — ‘AI 활용 역량 검사’ 신설. 9월 4일 공고한 하반기 신입 채용(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등 8개 계열사, 9월 27일 마감)에서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검사를 새로 넣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원자가 생성형 AI를 직접 이용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고, 평가 항목은 “AI를 업무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과 생성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재구성하는 역량”입니다. 도구를 쓰는지가 아니라 쓴 뒤에 무엇을 고치는지를 본다는 뜻입니다.
- SK하이닉스 — 학력 요건 삭제. 6월 17일 시작한 신입 수시 채용부터 “4년제 학사 이상” 같은 학력 요건을 공고에서 전면 지우고 경험·직무 역량·기업문화 적합성 중심으로 뽑습니다. 회사 설명은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들의 경쟁력은 특정 학위나 정형화된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였습니다.
- LG전자 — 자기소개서에 디지털 도구 문항. 8월 24일부터 9월 13일까지 접수한 하반기 신입 채용에서 데이터·AI 같은 디지털 도구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한 경험을 묻는 문항을 넣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성장 과정을 묻던 서사형 문항 자리에 실증형 문항이 들어온 흐름입니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자격증 칸이 아니라 과정을 묻는다는 점입니다. 지원서 작성에 AI를 쓰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결과물의 완성도만으로는 구분이 안 되니, 실제로 해 본 사람인지를 과정과 판단 근거로 가려내는 쪽으로 옮겨 간 것입니다.
사내 교육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재직자 쪽도 같은 방향입니다. 삼성은 6월 9일 발표에서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의 이틀짜리 실습형 ‘AX 부트캠프’와 임원 2,300여 명의 2박 3일 교육을 8월 12일까지 마치고, 전 직원 교육을 2026년 안에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장단은 교육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사 업무 프로세스 혁신 방안을 직접 발표합니다. SK는 6월 뉴 이천포럼에서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용을 넘어 조직 성과로 이어지는 ‘우리의 AI’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도구 보급은 끝났고, 이제 묻는 것은 내 업무에서 무엇이 달라졌는가입니다.
| 구분 | 예전 방식 | 2026년 방식 |
|---|---|---|
| 대상 | 개발·데이터 직군 중심 | 사장단부터 전 직원까지(삼성: 2026년 내 완료 목표) |
| 내용 | 도구 사용법 강의 | 담당 업무에 적용하는 실습, 프로세스 혁신안 발표 |
| 평가 | 수료 여부 | 업무 소요 시간·산출물 변화 |
| 채용 | 자격·학력 칸 | AI로 과제를 풀고 검증하는 과정(HD현대), 학력 요건 삭제(SK하이닉스) |
회사가 과정을 열지 않는 경우라면 재직자 훈련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비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형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인가
공고와 교육 계획을 겹쳐 보면 요구 사항이 네 갈래로 모입니다.
- 도구를 업무에 붙이는 능력 — 대화형 AI, 문서·회의 보조 도구, 자동화 도구를 실제 업무 흐름에 끼워 넣어 시간을 줄이는 일입니다. 사용법 자체는 이제 변별력이 거의 없습니다.
- 검증하는 습관 — HD현대 검사 항목의 표현을 빌리면 “생성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입니다. AI가 내놓은 결과에서 틀릴 만한 곳을 짚어내는 것이 실질적인 업무가 됐습니다.
- 맥락을 정리해 전달하는 능력 —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남길지 정리하는 일은 결국 문제 정의입니다. SK가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라고 말한 그 일입니다.
- 협업과 책임 감각 — 자동화가 늘수록 사람이 맡는 몫이 판단과 책임 쪽으로 몰립니다. SK하이닉스가 학력 대신 기업문화 적합성을 앞세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새 직무를 배우라는 요구라기보다, 기존 직무를 AI와 나눠 하는 방식으로 다시 짜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무엇부터 하면 되나
- 내 업무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한 가지를 고릅니다. 자료 정리, 회의록, 문서 초안처럼 반복되는 작업이면 좋습니다.
- 그 한 가지에 도구를 붙여 소요 시간을 재 봅니다. 체감이 아니라 숫자로 남겨야 나중에 근거가 됩니다.
- 틀린 부분이 어디서 생기는지 기록합니다. 이 기록이 검증 능력이고, HD현대식 역량 검사나 면접에서 가장 설명하기 좋은 자산입니다.
- AI 활용 역량 검사에 대비한다면 과제를 받아 생성형 AI로 초안을 만들고, 어디를 왜 고쳤는지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합니다. 검사가 보는 것이 그 과정입니다.
- 필요하면 자격 과정을 얹습니다.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국내 시험 AICE가 운영되고 있고 Associate 등급은 국가공인입니다. 다만 자격 자체보다 위 세 단계의 기록이 먼저입니다.
도구를 고를 때는 이름과 등급 표기가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모델 이름에 붙는 용어가 궁금하다면 AI 모델 이름 용어 정리가 참고가 됩니다. 회사에 자료를 올릴 때 조심할 부분은 AI 채팅 유출 경로 쪽을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개발 직군인데 코딩을 배워야 하나요?
필수는 아닙니다. 올해 교육 확대의 방향은 전 직무의 활용 역량이지 개발 역량이 아닙니다. 다만 업무 자동화를 직접 만들어 보면 판단 근거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격증이 채용에 도움이 되나요?
기본기를 증명하는 용도로는 쓰입니다. 다만 하반기 공고들이 보여 주듯 기업이 보는 것은 과정과 검증이라, 자격만 있고 적용 사례가 없으면 설득력이 약합니다.
회사가 아직 AI 도입을 안 했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업무 시간을 줄인 기록을 남겨 두면, 나중에 조직이 움직일 때 그대로 근거가 됩니다. 회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추진하는지는 국내 기업들의 추진 내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리
AX라는 말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 목록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기록입니다. 무엇을 맡겼고, 무엇을 검증했고,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남으면 그것이 곧 역량 증명이 됩니다. 2026년 하반기 채용은 그 기록을 직접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용어 전체 그림은 AX 뜻에서 이어집니다.
참고: 그린포스트코리아(2026-09-05, HD현대), 머니투데이(2026-06-17, SK하이닉스), 자소설닷컴 LG전자 채용 공고, 삼성 뉴스룸(2026-06-09) (2026년 9월 6일 확인)